3월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자사주 매입 공시로 주가가 폭등하기도 하고 대주주의 지분 늘리기(혹은 책임경영)를 위한 매수 금액에 놀라기도 한다.
보통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준다. 기업의 내부사정을 다 알고 있는 이사회에서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호재로 인식된다. 그러나 한가지 의심해볼 것이 있다.
미국의 우량 기업인 AT&T나 스타벅스는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하락함에도 자사주매입 결정을 취소하거나 보류했다. 물론 기업운영을 위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차원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달러가뭄에 시달리는 전세계 기업들이 현금확보에 혈안이 된 순간에 한국에서는 자사주매입을 한다.
신기한 것은 한국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매입 후 자사주 소각이 아니다. 지금은 주가가 낮으니 자사주를 매입했다가 주가가 회복하면 팔아서 차익을 챙긴다. 몇달 전 KT&G가 직원복지를 위해 자사주를 헐값에 처분해서 주주들의 공분을 산 일이 있었다. 나도 KT&G에 투자하고 있었는데 이런 결정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자사주를 사서 소각하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대표적이였고 그 외에는 자사주매입 공시로 주가를 부양하다가 계속 미루면서 저점을 기다리거나 자사주매입을 취소하기도 한다.
물론 자사주매입 공시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공표한다. 그러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법이 자사주매입만 있는가. 배당을 통해서도 주주에게 기업의 수익을 나눠 줄 수 있다. 한국기업들 중 현금유보율이 2000%를 넘어가는 현금부자 기업들이 많이 있지만 이들은 배당에 인색하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 이익잉여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닌 저성장 기업의 경우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 자체가 투자수단 확보인 경우가 많다.
한국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향을 더 연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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